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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May 24th, 2009

노무현, “떳떳하게 정의를 얘기하라” via. YouTube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을 아침, 그것도 외국에 있는 여자친구를 통해 들었다.

이명박 집권이후로 한국사회에 대한 환멸이 너무나 심해졌고 특히나 노무현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때마다 뒷골목에서 쪼개는 동네 깡패 잡벌레들같은 한국검찰과 조중동의 언론플레이도 역겨웠기 때문이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대선당시 노무현을 지지하지도 않았고 이라크전 이후로는 아예 그를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봤었다.

돌이켜 보건데 나는 그를 “남자”로 봤었던 걸꺼다.

빼든 칼날앞에 당당하고 묵묵히 자신있게 솎아 낼줄 아는 “남자”인 그를 기대했을꺼다.

다만, 그를 다시 보게된건 오히려 지지율이 30%도 안됐었던 집권후기였다.

그때 나는 노무현에게서 “아버지”를 봤다.

구태의 잘잘못을 다 포용하려하고 사춘기 아들의 반항을 받아주면서도, 늦은밤 “그래도 이 길이 더 낫지 않겠나”고 조용히 말해보는, 지치고 수줍은 아버지의 모습이 그때의 노무현이였다.

대선 출마당시 “600년동안 정의를 말한자들은 모두 버림받고 핍박받았다. 우리가 이 역사를 바로잡아야 다음의 젊은이들이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데 주저함이 없을것이다.”라고 목이 터져라 말하던 “남자”노무현에서 청와대라는 가정을 차리고 국민이라는 마누라와 자식을 짊어진 “아버지”노무현으로의 변화과정들은 나에겐 상당히 독특한 감정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퇴임후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이 자란 뒷동산에 오르며 남은 여생을 보내는 그가 더 없이 크게 이해됐던것도 이 때문이였을 것이다.

오히려 노무현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그것은 나에겐 120%동감할수 있는 것이였다.

신념으로 살아온 사람들에게 그 신념이 “윤간”당했을때 그 고통스러움은 팔다리가 잘린고통보다 더 큰것이였을 꺼고 그 가해자가 한국 검찰과 조중동, 한나라당이라면, 이 벌레만도 못한 쓰레기들이라면…

그들에게 “윤간”당하는 그 고통은 말로 다 하지 못할것이다.

“아버지”였던 그가 “남자”로서 그 고통을 다 감내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나는 전에 유시민이 “한국사회의 큰 병폐를 고칠수 있는 방법중 하나가 바로 기록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기존 역사를 되풀이 하는것은 기존의 잘못된 역사를 다 기록하지 못하고 그것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점에 크게 공감한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고,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이 되고, 박정희를 회고하고, 이건희와 삼성이 선망의 대상이 되고, 젊은이들이 이상과 진리를 말하기전에 연봉과 학벌을 먼저 얘기하는 한국사회의 병폐는 그 이전세대들의 무지와 게으름, 그리고 그것을 바로잡지못한 “범죄”를 답습한 결과이다.

그리고 그 범죄들을 그대로 다시 되물림 해주려는 범죄자들의 결과물이며 그것에 대해 아무런 감정도 지식도 갖고있지 못한 현세대들의 “무지”함이라는 범죄까지 뒤섞여 마치 “신종플루”같은 사회의 재범죄라는 바이러스로 퍼져나간다.

오히려 노무현 당신께서는 그 스스로 한국사회의 병폐와 한계를 죽음으로 보여주었다.

신념을 가장 무서운 무기로 생각하고, “국민을 가장 무섭게 생각하겠다”는 그의 말을 오히려 증명한 결과가 되버렸다.

용서하고 미워하지 마라는 그의 유서는 오히려 “나의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더 큰 그의 절규로 다가온다.

개인적인일로 나는 이제 죽음이란것이 그리 큰, 그리고 먼 경험이 아니다. 오히려 죽음 이후에 그에대한 “기억”이란것이 더 크고 무거운 존재란것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그가 숨진 오늘 나는 한국 교회, 한국 정치, 한국 언론, 한국 사회를 똑바로 기억하려한다.

그리고 나의 아이들에게 나도 그처럼 오히려 수줍고 부끄럽게 “신념”에 대해 말해주려고한다.

네, 한시대에 살게돼서 반가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요, 대통령님..